
20살 때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 <황야의 무법자(1964)>를 패러디한 영화 <피스트풀 오브 핑거스(1995)>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이후 스페이스드라는 시트콤 시리즈를 만들며 큰 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2004년에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코네토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를 크게 성공시키며 유명해졌습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뜨거운 녀석들(2007)>, <지구가 끝장 나는 날(2013)>이 세 편을 통틀어 코네토 3부작이라고 부르는데 일명 피와 아이스크림 3부작이라고도 불리며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코네토가 3편 연속으로 등장해서 코네토 3부작이라고 불립니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인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는 영화 <시체들의 새벽(1978)>을 패러디한 좀비물인데 풍자 요소도 있고 호러보다는 코미디 장르에 가까우며 잔인한 장면들마저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면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을 잘 사용한다는 건데 장면에 맞춰서 음악을 쓰는 게 아닌 음악에 맞춰서 장면을 만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하나를 뽑는다면 펍에서 좀비가 된 술집 주인을 때릴 때 퀸의 노래 'Don't Stop Me Now'가 나오면서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이 노래의 박자에 맞춰서 때리는 게 너무 웃겨서 좋아하게 됐습니다.

코네토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인 <뜨거운 녀석들(2007)>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나쁜 녀석들(1995)>을 포함한 할리우드의 경찰 액션 영화를 패러디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최고작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영화 자체도 재밌었지만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뛰어난 편집 능력도 같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기서 나온 사이먼 페그의 캐릭터는 웃긴 상황에도 항상 진지한 모습을 보여줘서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각종 영화를 인용한 장면이나 대사들도 너무 재밌었고 특히 키아누 리브스가 나온 영화 <폭풍 속으로(1991)>를 패러디한 장면은 가끔 생각나서 그 장면만 찾아볼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B급 감성이 충만하지만 생각보다 액션의 퀄리티도 높고 사회적 비판의 메시지도 같이 담으면서 가벼워 보이지만 속이 꽉 찬 느낌을 주었습니다.

만화 스콧 필그림 시리즈를 영화화한 작품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2010)>는 원작이 만화라서 그런지 만화적인 연출을 주로 보여주는데 이 부분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원작의 만화적인 요소를 잘 재현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만화적인 연출은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서 참 좋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리 라슨, 크리스 에반스 같은 지금은 마블 히어로로 유명한 배우들의 초창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코네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지구가 끝장 나는 날(2013)>은 어른이 된 친구들을 다시 모아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날에 이루지 못한 하룻밤 안에 12개의 술집을 순례하는 계획을 다시 시작하려 하지만 순례 도중 로봇으로 변한 마을 사람들 때문에 위험에 처하지만 순례를 끝내야만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초반부터 던지는 떡밥들을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잘 회수했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재랑 잘 이어지게 하는 디테일이
참 좋았습니다.
코네토 3부작 중에서 재밌게 본 순서를 매기자면 2>1>3으로 <지구가 끝장 나는 날(2013)>이 맨 마지막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이 그런 거지 세 작품 모두 재밌게 봤습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작품들 중 코네토 3부작을 제외하고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작품 하나를 고르라면 바로 2017년에 개봉한 <베이비 드라이버(2017)>를 고를 수 있습니다.
영화가 굉장히 리듬감이 넘치고 거의 모든 장면들이 음악에 맞춰서 움직인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나온 릴리 제임스도 매력적으로 나오며 어릴 적 사고로 얻은 청각 장애 때문에 생기는 이명을 없애기 위해 항상 아이팟과 이어폰을 들고 다니는 안셀 엘고트의 캐릭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의 오프닝 씬은 정말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색깔과 영화의 빠른 리듬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 나온 노래들로 플레이리스트를 따로 만들어서 듣고 다닐 만큼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센스 있는 선곡 능력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최근작이자 할리우드에 떠오르는 여배우들인 안야 테일러 조이와 토마신 맥켄지가 출연하고
영화 <올드보이(2003)>의 촬영 감독인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아서 기대를 많이 모았습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특유의 유머를 쫙 빼고 진지하게 만든 호러 영화라고 해서 기대를 했지만 기대했던 거에 비해서
아쉬움이 참 많이 남았던 영화였습니다.
영화 초반에 보여줬던 강렬한 비주얼에 비해 영화 내용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난해해지기도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영화의 촬영은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에서 연기는 별로였지만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토마신 맥켄지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마블 영화 <앤트맨(2015)>의 감독을 맡아 각본을 10년 넘게 준비하기도 했지만 의견 충돌로 인해 하차했고 영화를 보면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색깔이 남아있는게 보입니다.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감독의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실력 있고 재능이 넘치는 감독인 건 확실하며 이 감독의 작품 대부분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음 작품도 역시 기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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